일반 투자자의 경우 선물에서는 상당히 탄력적인 대응을 하지만, 옵션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옵션 매도자보다 옵션 매수자가 그러한 경향이 큽니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가 주로 이용하는 옵션 매수의 손절매 기준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옵션 매수자가 손절매에 무관심한 이유는 우선 일일정산이라는 제도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물시장에서는 장 종료 후 일일정산을 통하여 증거금 수준을 매일 체크하나, 옵션 시장에서는 옵션 매수자에게 이러한 일일정산을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콜 옵션을 100만 원어치 샀다면 주식시장이 급락하더라도 만기 때까지 포지션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 평가손실은 늘어납니다. 그러나 선물시장은 매일 당일 종가로 증거금을 체크하여 증거금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고객에게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합니다. 만약 고객이 추가 납부를 거부하면 강제적으로 선물 포지션을 청산하게 됩니다.
그러나 옵션 매수자는 시장 상황이 자신의 포지션에 불리하게 움직이더라도 강제적인 포지션 청산이 없기 때문에 선물 포지션에 비해 느긋한 마음을 가지게 되며 나아가 위험 관리에 다소 소홀해질 가능이 있습니다.
옵션 매수자에게 최대 손실은 옵션 매수대금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대단히 큰 오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오해가 최악의 상황에서 불리한 포지션을 계속 보유하게 합니다. 물론 이러한 오해 속에는 한방이면 모든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는 욕심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정된 손실과 무한한 이익이라는 옵션 매수 손익 곡선에 대한 오해와 한방에 대한 욕심이 결합되어 발 빠른 대처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옵션이란 상품이 선물과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선물을 100포인트 1 계약 매수하고, 행사 가격 100 콜옵션 1 계약을 1 포인트에 매수하였다고 하면, 만약 옵션 만기일까지 KOSPI200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100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면 선물과 옵션의 가격은 어떻게 될까? 선물은 100 포인트를 그대로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옵션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조금씩 조금씩 하락합니다. 결국 한 달 뒤 옵션 만기일에는 가격이 영(0)에 수렴됩니다. 옵션은 시간에 영향을 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옵션 매수자는 시간에 따른 효과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간가치 잠식 효과(Time Decay Effect)는 매수한 옵션이 외가격으로 편입되었을 경우에 대단히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킵니다. 만기가 다가오면서 외가격 옵션이 KOSPI200의 움직임에 더디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 상승을 예상하여 등가격 콜옵션을 매수하였다면 등가격 옵션의 델타는 보통 0.5인데, 이는 KOSPI200이 1 포인트 상승할 때 콜옵션은 0.5포인트 상승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주식시장이 하락하여 보유하고 있는 콜옵션이 외가격으로 편입되었다고 하면, 등가격에서 외가격 옵션으로 편입되었으므로 델타도 낮아집니다.
또 외가격 콜옵션으로 편입되면서 델타가 0.2로 하락하였다고 하면, 콜옵션의 델타가 0.2로 하락하였으므로 KOSPI200이 1포인트 움직일 때 옵션은 0.2포인트만 반응합니다. 결국 보유한 등가격 옵션이 외가격 옵션으로 편입되면서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KOSPI200의 상승이 더욱 커져야 합니다.
만약 만기가 다가오면서 KOSPI200이 소폭 상승한다 하더라도 시간가치 잠식 효과는 더욱 커지므로 콜옵션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콜옵션 매수로 주식시장 상승에 수혜를 입을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는 ㅅ아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옵션 매수자에게도 손절매는 매우 중요한 투자원칙입니다. 스프레드 거래를 하지 않는 단순 투자자라면 옵션의 손익 곡선은 잊어버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손익 곡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옵션 매수자는 한정된 손실에 무한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손실 한정'이란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투자자금 전부를 옵션 매수에 사용한 투자자라면 '손실 한정'이 아닌 '손실 모두'라고 표현해야 할 것입니다.
옵션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손절매 기준도 선물과 달라야 합니다. 옵션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잠식되는 소모성 자산(wasting assets)이므로 선물에 비해 구체적인 손절매 기준을 명확히 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선물은 0.5포인트, 또는 단기 이동 평균선 하향 돌파시 등으로 손절매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으나, 옵션은 이러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힘듭니다. 물론 포인트로 손절매 기준을 삼을 수 있으나, 선물과 같이 가격의 방향만이 아닌 변동성 하락으로 인한 가격 하락분이 있으므로 포인트 설정으로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단수 매수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에게 손절매 기준은 주식 매수자의 손절매 기준을 참고할 만합니다. 즉, 총 매수대금의 몇 % 하락하였을 때 포지션을 청산한다 등등. 이러한 금액 기준으로 손절매 기준을 삼을 때의 장점은 옵션의 시간가치, 변동성 , 방향성 변화 등을 모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몇% 가 적당한 가는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손절매 기준은 50%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만기가 다가오면서 행사 가능성이 적은 옵션은 50% 하락도 쉽게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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